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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사전이 현명하니 이렇게도, 『마음사전』 마음사전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김소연 (마음산책, 2008년) 상세보기 문장 모으기를 즐기지 않는다. 그 자리에 있을 때만이 가장 적확했던 문장을 떼어 전시해 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진이 아름다워도 식물도감은 표표한 소요逍遙를 대신하지 않는다. 책을 훑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이 밝은 문장들이 소설에서 나타나면 기꺼이 채여 넘어질 것이고, 응어리져 시가 되면 반갑게 끌어다 품을 텐데. 사전이라니. 사전은 궁금한 것을 찾을 때나 기능한다. 사전은 어지간해서는 처음부터 읽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현명함이 어지간해버려서 그냥 처음부터 읽었다. 소중·중요나 유쾌·상쾌·경쾌·통쾌 등의 비교는 쾌하기로 이미 유명하고, 때때로 어떤 문장들은 잠깐 멈춰 서게 했다. 그것이 내가 은연.. 더보기
독서단상2. 『저녁의 구애』 외 1. 덫 그 이전, 『저녁의 구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구애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편혜영 (문학과지성사, 2011년) 상세보기 사육장쪽으로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편혜영 (문학동네, 2007년) 상세보기 키워드는 '덫'이다. 시종 섬짓하다. 가장 가벼운 것이라도 의뭉스럽고, 암울한 것은 장을 넘기기도 찝찝하다. 그러나 끔찍이나 참혹과는 다르다. 인물들은 사건에 무릎 꿇려 울고 있지 않다. 인과의 앞이나 뒤, 혹은 양 쪽이 잘린 채, 뭔가 잘못되어 가는 것 같은 기분으로 걸어만 가고 있다. 넘어지고 있는, '기우뚱'의 시간. 『사육장 쪽으로』가 이 순간을 꼬집어 늘려놓았다면, 『저녁의 구애』는 그 끝을 이어 동그마니 붙여놓았다. 반복의 덫이다. 그래서인지 전작의 묘사에 동물성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