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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사

독서단상6.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외 1. 갈피를 못 잡게 하는 입체적 구성의 즐거움,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일곱개의고양이눈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최제훈 (자음과모음, 2011년) 상세보기 진부하거나 위험한 표현일지라도, 전무후무하다고 말해야겠다. 이 소설은 액자식 구성, 정도가 아니다. 읽고 있던 텍스트가 누군가의 소설이 되고, 그 서사는 다시 한 번 누군가의 발화 내용이 된다. 수많은 겹 속에서 독자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서 있던 위치를 잊는다. 이것은, 무수한 평면과 평면이 입체로 관계 맺는, 일종의 페이퍼 아트와 같다. 자꾸만 끊어지는 데도 코를 박게 하는 미스터리의 흡인력은 어지간하다. 전작처럼- 전작보다 더욱- 얇은 할 말이 오로지 아쉽지만, 그렇다고 구태여 어떤 주제를 끌어낼 것도 없다. 소설의 담론은 에셔의 .. 더보기
그는 사람으로 시를 씁니다, 『꿈꾸는 자 잡혀간다』 꿈꾸는자잡혀간다송경동산문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송경동 (실천문학사, 2011년) 상세보기 희망 버스가 한창 입에 오르내릴 때 그의 시집을 샀다. 몇 장을 뒤적거리다, 읽고 싶던 시만 빼꼼 읽고 덮었다. 사유하고 사유한, 어떤 조각된 말에 비하면 좀 투박하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민주화의 열기를 그렸던 시들처럼, 지금 이 시대에 이렇게 이를 악물고 쓰는 시가 드물겠거니 그만큼만 생각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것 같다. 그가 수감된 중에 출판된 『꿈꾸는 자 잡혀간다』에서 그 시를 다시 만났다. 언어를 몰랐던 때문이다. 마치 글자를 모르듯, 누군가가 품고 있는 울분과 사회의 폭력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 그의 시를 온전히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잠긴 문 속에서 불 타 죽은 태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