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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포퓰리즘을 노래한 친절한 포퓰리즘, 「에비타」 2012년 1월 22일(일) 오후 6시 반 LG아트센터 연출 이지나 음악감독 천정훈 배역 리사, 임병근, 박상진, 박선우 많이도 바뀌었다. 국내 초연 당시의 ‘어렵고 지루하다’는 평을 지우기 위한 고민이 역력하다. 할 말이 분명해진 작품은 역사로의 친절한 안내자가 되어 돌아왔다. 묘사적이던 배경은 거대한 계단과 전구 조명으로 깔끔하게 이미지화하고, 장례식(Requiem For Evita)·도시로의 진출(Buenos Aires)·구제(And The Money Kept Rolling In) 장면의 군무는 화려해 눈을 쉴 구석이 없다. 뮤지컬은 아르헨티나의 과거를 배경으로 한 에바의 화려한 ‘쇼’다. ‘쉬운 작품을 만들자’라면 목표는 성공했다. 그러니 확인해 볼 것은 목표, 그 자체의 타당함이다. 가장 먼저 .. 더보기
착한 명작에 대한 섬세하고 현실적인 오마주,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2011년 12월 30일(토) 오후 8시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연출 신춘수 음악감독 변희석 배역 조강현, 정동화 믿어버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예를 들면 프랑크 카프라 감독의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 1946). 마을을 위해 일한 조지 베일리가 파산 직전, 사람들의 도움을 모아 다시 일어나는 이 영화는 넘치도록 착하다. 그러니까 이건, 훌륭하지만, 그저 바람hope일 뿐이다. 장례식으로 시작되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자살을 막아줄 천사가 없는 만큼, 더 현실적이다. 극은 두 남자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다. 책 사이사이 박힌 조명 속, 물결 같은 피아노 반주를 타고, 소년들의 성장담이 그려진다. 해설과 극을 넘나드는 장면 엮임은 유연하고, “세상 살 땐 하.. 더보기
공연단상1. 「대학살의 신」외 1. 이 혼돈이 균형이다, 연극「대학살의 신」 2012년 1월 1일(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연출 한태숙 원작 야스미나 레자 배역 박지일, 이대연, 서주희, 이연규 학살당한 것은 이야기뿐이다. 사회인답게 애들 싸움질의 뒷수습에 나선 두 부부, 그리고 무례, 시비, 언쟁, 몸싸움……. 이 극에서 번듯한 서사를 찾기보다는, 차라리 폴락 류의 이미지라고 이해하는 편이 낫겠다. 형식을 잃은 말들이 톡톡 튀길때, 단정한 두 부부는 조금씩 망가진다. 이 혼란이 극을 난장판이라는 자리에 붙들어 놓는다. 빠른 대사가 주제를, 겨냥점을, 온도를 계속 바꿔가며 서로를 오간다. 이 기막힌 타이밍과 앙상블이 극의 진짜 관전 포인트다. 핸드폰에서 아프리카로, 다시 술주정으로, 안 좋은 속, 버린 햄스터, 약, 백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