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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겨울 단상: 연애連愛합시다 “봄은 바다 안개가 심해서 따뜻함을 몰랐고, 여름은 너무 뜨거웠고 비도 많이 와서 휴가라는 환상이 사라졌으며, 그나마 가을이 나았는데 올해는 겨울이 이르게 찾아왔습니다” (11월 1일, 김진숙씨가 배우 김여진과의 전화통화 중) 10분 만에 얼어버렸다던 물대포 소식 때문일까. 이른 겨울이 유독 춥다. 시린 손에 불현듯 다른 손을 올려놓고 싶은 걸 보니, 누군가를 만날 때가 왔나보다. 이럴 때면 꼭 못내 아쉬웠던 기억들이 먼저 머릿속을 치고 오른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니 ‘도대체 왜 그랬을까’를 되뇌는 건 인지상정이려나. 사랑에 실패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꼭 해야 할 말을 아끼는 것은 그 중 한가지다. 이를테면 “괜찮아, 당신 잘못이 아니야” 같은 말.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가 쌍용해고자 이창근씨에게.. 더보기
「Lots of Sparks」의 마지막 컷, 5차 희망버스와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이야기 하나. 1996년 2월, 제 4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영화 한 편이 출품된다. 「A Single Spark」. 영화 배경은 1969년 한국, 어느 차가운 12월의 마지막 날. 한 청년이 촛불을 밝히고 일기를 쓴다. “올해와 같은 내년을 나지 않기 위하여 나는 결단코 투쟁하련다.” 이듬해 그는 자신이 일하던 평화시장으로 돌아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스스로 노동운동의 역사를 밝히는 불꽃이 된다. 영화 이야기 둘. 영화는 항상 눈을 홉뜨고 입을 열었다. 작은 8mm 카메라 하나면 사회 어디든 파고들어 고스란히 훔쳐낼 수 있었기 때문인지, 공동작업의 특성상 노동조합이란 것과 연을 둔 때문인지, 영화는 사회를 보고 삶을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결과물을 수많은 영화애호가들에게 들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