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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오레스테스야, 나는 아직 할 말이 있다, 「오레스테스 3부작」 2013년 6월 14일(금) 오후 8시 게릴라 극장 예술감독 이윤택 극작 아이스퀼로스 연희단거리패 한 선생님께서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들어 “영웅에 초점 맞춘 비감이 오히려 살해된 개개인의 고통을 쉽게 잊히도록 했다”고 평했을 때 어쩐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어릴 적 몇 번이고 눈이 붓도록 우는 것으로 그들의 재앙을 공유했다고 믿은 나로서는, 그때 용해돼버린 무엇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것들을 가볍게 망각하고 나서야, 곧 말라버릴 따뜻한 눈물의 위험함을 알겠다. 비극 속에도 선의가 있었다고 내뱉는 순간 우리는 비극 자체를 보기를 멈춘다. 그곳에도 화해의 여지가 있지 않았냐고 묻는 순간, 우리는 도저히 봉합되지 않을 상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이제 시대는, 삶에 필요.. 더보기
소통불능자를 연기하는 관객맹신자, 「변두리 극장」 2012년 1월 22일(일) 오후 4시 게릴라극장 연출 오동식 원작 카를 발렌틴 배역 이승헌, 홍민수, 김철영, 배미향 남다르다. 극 10분전부터 공연장 문을 열어놓고 관객을 들인다. “올해 목표가 뭐에요? 다이어트라고?” 묻다가, 어정어정 신문을 펴든다. “13억을 받았대. 안 많아 보여요?” 실수도 천연하다. “거기 좀 비켜줘요. 우리 조명 오퍼(레이터)가 못 올라갔어요.” 이쯤 되면, 거의 ‘관객의 간을 보는’ 수준이다. 웃을 준비가 됐나,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됐나. 아니라면 물론, 끝내 준비시킬 사람들이다. “그, 왜 신문만 읽으면 숙연해지나.” 관객 일동, 웃음. 우연히 티켓을 얻은 부부의 대화를 시작으로, 연극은 ‘변두리극장’의 리허설과 공연 사이사이 단막극을 집어넣었다. 리허설 직전 지휘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