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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훈

독서단상6.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외 1. 갈피를 못 잡게 하는 입체적 구성의 즐거움,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일곱개의고양이눈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최제훈 (자음과모음, 2011년) 상세보기 진부하거나 위험한 표현일지라도, 전무후무하다고 말해야겠다. 이 소설은 액자식 구성, 정도가 아니다. 읽고 있던 텍스트가 누군가의 소설이 되고, 그 서사는 다시 한 번 누군가의 발화 내용이 된다. 수많은 겹 속에서 독자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서 있던 위치를 잊는다. 이것은, 무수한 평면과 평면이 입체로 관계 맺는, 일종의 페이퍼 아트와 같다. 자꾸만 끊어지는 데도 코를 박게 하는 미스터리의 흡인력은 어지간하다. 전작처럼- 전작보다 더욱- 얇은 할 말이 오로지 아쉽지만, 그렇다고 구태여 어떤 주제를 끌어낼 것도 없다. 소설의 담론은 에셔의 .. 더보기
스테레오 타입을 뒤엎은 조각 퍼즐의 유쾌함, 『퀴르발 남작의 성』 퀴르발남작의성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최제훈 (문학과지성사, 2010년) 상세보기 『퀴르발 남작의 성』이 조각 퍼즐을 닮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형식, 내용, 인물 등 다양한 층위에서 말이다. 강의와 대화, 인터뷰, 뉴스를 조합하거나(「퀴르발 남작의 성」), 사건과 사건의 닮은 절단면(「그녀의 매듭」)을 통해 서사가 진행된다. 기존 캐릭터의 특징을 절묘하게 교합하며(「셜록 홈즈의 숨겨진 사건」, 「마녀의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고찰-휘뚜루마뚜루 세계사1」, 「괴물을 위한 변명」), 한 인물이 다수의 인물로 파편화되거나(「그림자 박제」), 내부에서 캐릭터를 직조해나가기도(「마리아, 그런데 말이야」) 한다. 뿐만 아니다. 에필로그인 「쉿! 당신이 책장을 덮은 후……」로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