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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예술극장

비극으로부터 정신병원의 탄생, 「리어왕」 2013년 10월 9일(수) 오후 3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연출 스즈키 타다시 극작 셰익스피어도가 스즈키 컴퍼니 1. 비극, 리어 단지 비참했기 때문에 희곡 「리어왕」은 오랫동안 문제작이었다. 리어왕은 오이디푸스처럼 운명에 저항하지 않아 숭고하지 못했으며, 안티고네처럼 절명을 감수하지 않아 비장하지 못했다. 그뿐인가. 판도라의 상자가 인류의 모든 악덕을 뱉어내고 밑바닥에 남긴 것이 알고보니 ‘비참함’이었던 것 마냥, 셰익스피어는 하다못해 오셀로의 열등감도, 맥베스의 야망도 그에게 쥐어주지 않았다. 그의 어리석음은 너무나 사소한 것이어서, 그의 불행에는 마땅한 당위가 없었다. 그래서 일찍이 한 문학가는 “작품의 결말을 다시 읽을 자신이 없다”고 고백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본질적으로 상연 할 수 없는.. 더보기
진정성의 칼은 모두의 목을 겨눈다, 「전하의 봄」 2012년 4월 21일(토) 오후 3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연출 김승철 극작 이해성(원작 신명순) 창작공동체 아르케 이를테면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에디푸스 왕」(Oedipus Rex, 1967)을 들 수 있겠다. 영화에서 코린토스와 테베를 잇는 오이디푸스 여로의 양쪽 끝은, 현대의 모로코다. 이런 시퀀스가 상징하는 것은 물론 빤하다. 현재에도 과거의 고민이 존재한다,는 사실. 어떤 학자가 학생에게 신숙주를 연기해보라 제안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연극이라면, 역시 동일한 목적이었겠다.(「전하」, 1962) 그런데, 2012년에는 이런 연극이 올랐다. 액자의 틀이었던 현실이 기를 쓰고 극에 침투한다. 과거의 서사를 분절하고 몰입을 와해한다. 연극 「전하의 봄」이다. 장면을 보자. 무대 위는 한 연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