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절대로 운명이 아닙니다, 「가면과 거울: 오레스테이아 ver.1.3」
2011년 12월 7일(토) 오후 7시 서울대학교 두레문예관 인문대학 공연예술학 협동과정 과거 그것은 운명이었다. 아비가 딸을 죽이고, 아내는 남편을 죽이고, 아들이 어미를 죽이는. 아가멤논 가문의 비극을 다룬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의 오랜 고전을, 극은 젊은 눈동자로 직시하고 있다. 그 젊음이 단순히 현대적 변주에 그쳤다면 분명 따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고전의 재현자는, 충실하게 이야기에 뿌리박고 있되, 옛 세계관을 살해하고 다시 태어났다. 죽이고 죽이는 사건 속에서, 그들이 칼을 들고 묻는다. 진짜로 운명인가. 물음은 '이 가문에 아교처럼 엉겨있는 재앙'만큼이나 집요하다. 대각선으로 길이 나 있다. 어둠 속에 도드라진 그 직선은, 배우의 동선이자, 인물간의 거리距離, 운명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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