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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으로 떨어내기조차 아깝게 아름다운, 『두근두근 내 인생』 두근두근내인생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애란 (창비, 2011년) 상세보기 대체로 책은 술술 넘겨읽는 편인데, 『두근두근 내 인생』을 볼 때면 자꾸만 글이 눈을 잡아챘다. 어려운 길이 아니라, 너무 아름다운 길을 만났을 때 기억에 꾹꾹 담아 누르고 싶어서 걸음을 못 옮기는 그런 마음이었다. 프롤로그부터 (오지 않은 미래와 겪지 못한 과거가 마주본다. p7), 첫 장부터 (바람이라 칭할 때, 네 개의 방위가 아닌 천 개의 풍향을 상상하는 것. … 당신이라 부를 때, 눈 덮인 크레바스처럼 깊이를 은닉한 평편함을 헤아리는 것. p11) 책을 꾹꾹 넘겼다. 서러울만큼* 좋았다. 다행히 글은 더 이상 발을 붙잡지 않고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고움이 눈에 익어서리라. 『두근두근 내 인생』은 너무 일.. 더보기
소설 속에 사회를, 가짜 속에 진짜를: 『타워』와 『캔들 플라워』 타워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배명훈 (오멜라스, 2009년) 상세보기 캔들플라워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선우 (예담, 2010년) 상세보기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다더니, 뭐라도 내뱉고 싶은 요즈음이다. 너무나 당연한 가치들이 무시되고 사회와 정치가 저열한 코미디로 가득한 지금, 이야기꾼이나 시인의 근질거림은 오죽하랴. 두 소설은 모두 권력과 사회에 대한 시각을 담았다. 비교하자면 『타워』는 '가짜' 속에 진짜를 담았고, 『캔들 플라워』는 가짜 속에 '진짜'를 담았다고 할 수 있을까. 『타워』의 첫인상이 박수가 터지는 상상력이라면, 뒷심은 탄탄한 현실풍자다. 674층 높이의 거대한 빌딩 국가를 구성하고 그 속에서 이념 논쟁(「엘리베이터 기동연습」), 권력의 흐름(「동원 박사 세 사.. 더보기
만화 한 줄 감상 2011 20세기 소년: 지리하리만큼 과거와 맞물리고, 도망가고, 복잡하지만. 눈을 뗄 수 없다. 몬스터: 소름끼치는 인간의 악, 그마저 납득시킬만큼 잘 얽어진 심리의 끈. 쥐: 한 생존자의 이야기: 딱 고개를 돌리기 직전만큼 아프게. 여기에 '사람'이 있다. 사형수042: 치밀하지도 깊지도 않지만, '인간'이란 그랬으면 좋겠다고. 최종병기그녀: 인간성과 비인간성의 너절한 얽힘. 상상력이 아까운 드라마. 리니지: 아름다움과 정의, 사연과 운명. 언제 읽혀도 낭만적일 환상에의 노래. GREEN: 펜선만큼 상큼한 로맨스, 소소하고 예쁘장한 토모코 니노미야풍 개그. 테르미도르: 묵직한 서사구조, 섬세한 회한의 감수성이 혁명의 가장자리를 더듬다. 광야(미완): 시대는 줄곧 고뇌를 새겼건만 유독 섧다. 이 어둠의 방점은 .. 더보기